영화 업그레이드 보고왔습니다. 액션 영화로 적극 홍보를 했던 '업그레이드'답게 액션신은 흠잡을곳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신박한 카메라 무빙하며... 배우의 몸과 얼굴이 따로노는 액션신은 참 맛깔났습니다. 하지만 아쉬웠던게 있다면 스토리상 뭔가 매끄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점입니다. 액션영화가 액션만 좋으면 끝 아니겠냐라고 생각할순 있지만, 결말까지 다 보고나서 뭔가 이해되지 않는 설정들이 찝찝함을 안겨줬습니다. 그 찝찝함에 대해서 풀어서 이야기해보고 영화가 어땠는지도 이야기해볼게요. (줄거리와 스포포함)
최첨단인공두뇌 스템
영화에선 스템이라는 '최첨단 인공지능두뇌'가 등장합니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스템은 그레이의 뇌에도 존재하지만 디지털 상으로 어느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존재하는 존재입니다. 즉 단일개체가 아니라는 점이죠. 일단 이 점을 인지하고 영화를 보시면 더 잘 이해하실수 있을 것 같네요.
인공두뇌로 인해 몸을 움직일수 있게 된 그레이
디지털과 아날로그, 둘 중 무엇이 중요한가. 저는 자연스럽게 영화를 보고나서 디지털과 아날로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스템이 그레이의 몸에 이식된 이유는 영화 결말부를 보면 알수있다시피 '인간'의 정신세계와 순수한 육체를 정복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즉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정복하기를 원했던 것이죠. 영화의 제목이 업그레이드라는 점에서 사지가 마비된 그레이의 진화도 업그레이드라고 볼수있습니다. 그러나 스템이 '인간'의 모습을 원하는 것은 업그레이드일까요?
여튼 그레이는 인공두뇌 스템과 함께 자신을 반병신으로 만들고 아내를 죽인 '살인마'일당들을 추적합니다. 자연스럽게 물흐르듯 흘러가는 범인 추적은 너무 '스템'중심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 장면이었네요. 물론 그래야지 영화가 진행되겠지만, 그만큼 애초에 설정된 SF적 요소들이 스템에게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아 아쉬웠어요. 미래의 드론들또한 스템에 비하면 별 쓸모없구나... 왠지모를 허탈감
영화에서 가장 맛있는 '연출'은 바로 위와같은 액션신이었습니다. 신박한 카메라 워킹이 참 기억에 남네요. 그 전에는 보지 못했던 연출이라 그런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배우의 연기도 한 몫 거들구요. 이 부분이 만족스러운 부분이라 따로 딴지걸게 없네요. 그냥 즐기면 되는 액션신! 15세이용가라기엔 조금 잔인한 장면이 나오긴 했지만 아주 짧은 순간 강렬하게 지나갔기 때문에 크게 거부감이 없기도 했습니다. (입이 찢어지거나 얼굴이 폭발하는 장면)
그 와중에 겟아웃 NONONO 가정부가 조연으로 등장합니다. 처음 등장할때부터 겟아웃에서의 그 모습이 생각나서 영화 몰입이 살짝 저해되기도 했네요. 그만큼 가정부 연기가 엄청났다는 말씀. 이번에는 경찰 역할로 등장하는데 경찰은 그저 그레이가 액션신과 유머를 펼치기에 도움을 주는 도구로서만 존재합니다. 이 영화에서 경찰은 어떤 힘도 없고 그냥 GTA 경찰처럼 따라다니기만 하는 존재입니다.
그레이는 결국 범인이 스템이었다는 것을 알아내죠. 그럼 그동안 싸웠던 사람들은 대체 누구인지. 해킹해줬던 제이미라는 여자가 말한 '그들'이 누구인지 어떠한 단서도 답도 주지 않은채 기승전'스템'식으로 영화가 흘러갑니다. 조금 당황스럽...
스템의 통제를 벗어나기 위해 일부러 자신의 손등에 칼을 찌르기도 하는 그레이, 결국 스템에게 정신을 잡아먹히고 맙니다. 이부분도 꽤 흥미로운데요. 마지막에 그레이가 자신의 목을 향해 권총을 쏘는 순간, 그는 정신적으로 자살을 택한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스템은 그레이가 자살을 선택한 순간 그의 정신을 '가상세계'로 들어가게 해버립니다.
스템은 원하는 바를 이루고, 그레이는 가상세계에서 진실인지 허상인지 모른채로 아내와 즐겁게 살아갈 것입니다. 과연 해피앤딩일까요? 그레이는 그 세계가 거짓임을 눈치못챌테니 그레이 입장에선 해피앤딩아닐까요?
영화 업그레이드는 9월 6일 개봉했습니다. 겟아웃, 23아이덴티티, 해피데스데이 등 공포영화 전문 제작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블룸하우스가 제작한 영화입니다. 그리고 배우는 쏘우에서 열연했던 릭 워렌?인가 그렇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진않았습니다. 결말까지 보고나서 생각할거리도 던져주고, 나름대로 여운을 남겨주는 영화였고, 몰입감도 상당해서 재밌게 볼수있는 영화입니다. 단, 설정상의 오류들만 깔끔하게 정리해줬다면 더 없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드네요.
이상 영화 업그레이드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