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폴 페이그의 '나를 찾아줘'라는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를 찾아줘'와 비슷한 스릴러 미스터리 이야기에서 익숙한 느낌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감독 폴 페이그의 유머 감각이 들어가면서 상당히 특이한 작품이됐다. 취향에 따라 섹슈얼한 느낌이 들만큼 매력있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유머 욕심이 마음에 안들수도 있다. 나는 후자였다.
개인적으로 감독 폴 페이그의 유머와 스릴러는 조화되지 못하는 듯 느꼈다. 영화 '스파이'처럼 첩보 액션에 대한 패러디성이 짙은 영화에선 그의 스타일이 잘 살아나지만, 이번 영화는 스릴러와 코미디를 추구하려고 노력한 작품이었다. 갑작스러운 상황극들 그리고 즉흥성에 의존하는 감독의 코미디 스타일은 치밀한 논리와 스토리가 중요한 미스터리 스릴러와는 어울리지 못했다. 결과를 보면 경쾌한 음악, 배우들의 과한 연기, 즉흥성에 의존한 폴 페이그식 유머 연출은 오히려 스릴러라는 장르의 흐름을 뚝뚝 끊어먹었다.
(좌)안나 캔드릭 (우)블레이크 라이블리
영화의 배우인 안나 캔드릭과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연기는 뛰어났다. 특별히 안나 캔드릭은 순진하며 에너지가 넘치는 이미지였고 가벼운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안나 캔드릭의 캐스팅은 폴 페이그의 뛰어난 한 수였다. 블레이크 라이블리도 안나 캔드릭과 대비되는 이미지로 터프하며 신비한 느낌이 인상깊어 캐스팅면에선 좋은 점수를 주고싶다.
이런 장점이 있지만, 역시 폴 페이그의 과한 유머 스타일에 가려져 빛을 발휘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이 감독은 코미디 느낌이 강한 사람이다. 그렇기에 어떤 영화, 어떤 구성이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좌지우지된다. 이번 영화에선 그의 앞선 코미디 욕심이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위 사진들은 영화 포토입니다.